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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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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어휘는 특정의 맥락 속에 들어가 있을 때, 그 의미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민주주의라는 어휘 역시 그렇다. 그런데 민주주의라는 어휘가 정치적인 내용을 지니고 있는 만큼, 이 어휘의 정의는 보편적 해석이나 이해와는 관계없이 해석 주체(권력자들)들이 의도한 정치적 목적을 치장하기 위해 재구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이 어휘를 사용하는 논쟁에서는 그 맥락을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민주주의는 추구해야 할 비전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현실에서는 집권자의 ‘사적 이해관계’에 근거해 재구성됐다. 신생국에서 권력을 장악한 실권자들은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특수 민주주의 논리를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1960년에 파키스탄에서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아유브 칸이 제안했던 ‘기본 민주주의’는 그런 사례의 하나였다. ‘기본 민주주의’는 일시적으로 아유브 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으나, 국민을 무시하고 참정권을 제한하려 한 시도는 결국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여 실패했다. 신생국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 역시 ‘교도 민주주의’라는 독특한 논리를 개발하였으나 사실상 개인 독재를 강화하는 데 이용돼 실패로 끝났다. 북한이나 공산주의 국가에서 특정 인물이나 공산당의 독재를 ‘인민 민주주의’로 분식한 것 역시 공산당이나 개인의 권력독점을 노린 허위논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이러한 특수형태의 민주주의는 우리의 현대사 속에도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형식으로 남아 있다. 국민과 정치적 반대세력을 오직 ‘계몽과 지배’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집권세력의 가치만을 절대화한 이런 논리들은 결국 집권세력 내부의 분열과 국민의 저항에 직면해 대부분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이해에서 중요한 것은 현란한 수사학에 감춰진 진실의 맥락, 즉 ‘현실의 실천’을 보는 것이다. 최근 국회 교과위 국정감사장에서는 한 여당의원의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북한에 가서 국회의원을 하라.”는 발언을 둘러싸고 대립이 발생했다. 이 사태는 본인이 해명하고 진의를 밝혔으니 곧 진정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전히 걱정스럽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발언자는 이 발언의 진의가 “민주주의를 자유 민주주의로 개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대표가 있다면 사임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고 해명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해명은 원래의 논리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래의 발언이 갖는 문제점, 즉 ‘자유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맥락과 그것을 강제하는 의도’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바로 북한 지지자와 동일시하는 ‘논리의 비약’을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헌법의 정신이나 한국 현대사의 전개에 비추어볼 때, ‘자유-민주주의’는 우리가 지켜 온 매우 소중한 유산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특정의 맥락 속에서 사용될 때, 그것은 오히려 자유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헌정질서의 파괴를 정당화하려 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 사용하는 ‘수사학적 매개물’에 지나지 않았다. 자기를, 자신이 정한 논리 속의 ‘자유 민주주의자’라고 규정하고(자유 민주주의적 가치의 ‘실천’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북한의 추종자’라고 규정하여 배제하기 위한 논리로 그것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맥락’과 ‘실천’에 대한 성찰을 배제한 채 흑백논리적 대결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자유 민주주의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된다. 자유 민주주의적 가치는 자신이 규정한 논리 속에서가 아니라 구체적 삶의 실천에서 지켜지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가 이미 경험해 왔듯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치권과 관련학계가 그러한 논란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유 민주주의적 가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켜냄으로써 무익한 갈등국면을 하루빨리 종식시키길 바랄 뿐이다. [서울신문 - 20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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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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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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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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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의 나이로 대학을 들어간 황필상씨. 그는 7살 아래인 새까만 후배들과 공부를 했다. 특유의 끈기로 프랑스 유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KAIST의 교수까지 되었다. 그런데 그는 5억원이 필요해 동료 창업자를 보면서 용기를 얻어 수원에 생활정보신문사 (주)수원교차로를 창업, 기업경영에 투신한다. 그때가 1991년. 그는 과학영재를 기르는 일은 후배들이 더 잘 할 것 같아 교수직을 물려주고 전업사업가로 변신한다. 회사는 알차게 성장했다. 2002년 황 박사는 돌연 수원교차로 주식 전부를 모교인 아주대학교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게 된다. 지인들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놀랐다. 그만큼 그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두뇌와 가슴을 가진 사람이었다. 주식 100% 기증 의사를 전해들은 아주대학교는 "웬 돈벼락이냐"고 좋아하면서도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당시 평가액으로 200억원 정도 되는 재산이기는 하지만, 이는 현금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회사 주식이 아닌가. 회사를 운영하여 과실금을 남겨야 아주대 것이 되는데 아주대에는 창업자 황필상씨만큼 회사경영을 잘 해 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일종의 묘수가 등장한다. 100%가 아니라 90%만 기부받고, 10%는 황필상씨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전면에서 아니면 후면에서라도 회사경영을 계속해 달라는 방안이 그것이다. 그리고는 황필상씨를 설득하여 90%의 수원교차로 주식을 기증받을 장학재단을 설립한다. 얼마나 절묘한 방안인가. 국세청에서 140억원의 세금추징액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2008년 9월 1일 수원세무서장으로부터 세금납부고지서가 날아온다. 증여세 100억원과 가산금 40억원 도합 140억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그 유명한 5% 룰이 이때 등장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에 의하면, 출연자가 자신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장학재단과 같은 공익법인에 기부할 경우 회사 주식의 5%이상이 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물린다는 것이다. 황필상씨는 5%가 아니라 90%를 기부했으니 엄청난 \'세금폭탄\'을 맞을 수밖에.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5% 룰은 외국에는 없는 규정이고, 한국의 재벌들이 공익재단을 이용하여 편법으로 증여를 하거나 기업을 간접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다. 하기야 재벌기업의 5%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으니 5% 주식이라면 5조원이 넘는다. 5%는 그럴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황 박사와 장학재단은 청와대, 감사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탄원을 하다가 급기야 법원을 찾았다. 2010년 7월 15일 수원지방법원의 1심 재판에서는 다행히 증여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2011년 8월 19일 서울 고등법원 2심 판결에서는 세무서장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 사이 세금은 체불되어 200억원이 넘었다. 국세청이 받아갈 200억원은 대부분 교차로 주식값이다. 수원교차로의 주식을 팔아야 이 돈을 회수해 갈 수 있다. 누가 200억원을 주고 수원교차로의 주식을 살 것인가. 아니면, 국세청이 경영을 해서 이익을 챙겨가야 할 판이다. 그 때의 수원교차로가 오늘의 수원교차로일 수 있겠는가? 최근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이 5천억원의 재산을 공익법인 해비치에 기증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부로 정 회장은 한국에서 개인기부 1위가 된다. 그런데 그 5천억원은 현대모비스 주식 7%를 말하는 것이다. 기부의사 발표는 했지만, 여기에도 5% 룰에 걸려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의 기부왕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부도 대부분 주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5% 룰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황필상씨의 장학재단은 구원장학재단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이제는 아주대생만을 지원하지 않고, 매년 전국의 대학생 200여명에게 4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세금폭탄\' 문제는 순수한 뜻으로 기부를 하고도 고통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황필상 개인의 문제나 구원장학재단의 운명만 달린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는 기부문화 활성화에 찬물을 붓는 재앙이다. 아니 그 보다 한국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국민들에게 주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경인일보 -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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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배안나
- 작성일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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